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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황기》, 바다를 무대로 한 거대한 판타지

지구가 멸망한 이후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인류는 지구를 떠나 낯선 행성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지 모른다. 아득히 먼 미래,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해황기>를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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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자유로운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거나 공상하는 것은 무(無)나 게으름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이를 경탄하게 만드는 상상력의 수원지에는, 무수한 노력과 도전이 잠들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도쿄의 지브리미술관에 갔을 때 느낀 것 하나는, 그가 정말 지독한 노력가라는 점이었다. <이웃집 토토로>의 숲을 그리기 위해 직접 찍어놓은 수많은 숲과 자연을 담은 사진들, 그리고 다른 작가들의 사진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독특한 비행선을 만들어내기 위해 참조한 19세기 SF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려놓은 상상화들. <마녀배달부 키키>를 위해 모은 마녀의 상상도와 과거의 사진들. 그 모든 자료를 모으고 자신의 머릿속에 담는 치열한 노력 끝에, 우리가 경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상상이 탄생한 것이다. 

어디까지나 상상은 현실에 기반한 것이고 그가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들었는가, 그리고 생각하는가에 의해 자신의 세계가 결정된다. 《반지의 제왕》은 톨킨이 알고 있던, 여기저기서 모은 북구와 켈트의 신화, 그리고 언어학의 지식 등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아무나 《반지의 제왕》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다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명작

카와하라 마사토시가 그린 《해황기》의 세계 역시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 바다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과 과거 인류의 역사, 그리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통찰 없이는 《해황기》란 작품이 나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