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8일, 노벨상위원회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를 선정했습니다. 기존의 노벨평화상이 분쟁 해결이나 인권 신장 혹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에 힘써온 정치인들에게 주어진 것을 고려할 때, 매우 뜻밖의 수상 결정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부에서는 그녀의 수상자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죠. 평생 나무를 심는데 주력한 환경운동가와 노벨평화상이 무슨 관련이 있냐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나요? 환경을 지키는 것과 평화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요? 노벨위원회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정치인에게 국한했던 노벨평화상을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에게로 넓히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논란의 종지부를 찍은 건 마타이 자신이었죠. “환경은 평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왜냐하면 자원이 바닥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을 지키는 것이 곧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남긴 마타이. 이로써 그녀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최초의 아프리카 여성이자 최초의 환경운동가가 됐습니다. 과연 그녀는 세계의 평화를 위해, 환경보호를 위해 어떤 일을 펼쳐나간 걸까요?
마타이는 1940년 케냐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가 속한 키쿠유 부족은 일부다처제의 전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네 명의 어머니와 열 명이 넘는 형제자매가 있었죠. 마타이는 남자형제들이 학교에 간 사이 농사일과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습니다. 당시 아프리카 소녀들 가운데 교육의 혜택을 받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였고, 대부분은 마타이처럼 생활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