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1979), <블레이드 러너>(1982), <블랙 호크 다운>(2001), <로빈후드>(2010) 등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킨 할리우드의 거장 리들리 스콧. 그는 검투사를 소재로 한 <글래디에이터>를 통해 세계적인 흥행 성공을 거뒀고, 2001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어요. <글래디에이터>는 권력 쟁탈전과 복수극이라는 진부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스펙터클한 전투신, 그리고 생생한 화면으로 <벤허>와 함께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사 액션 대작의 최고봉으로 손꼽히고 있죠.
영화 제목 글래디에이터(gladiator)란 검투 경기장에서 검을 들고 싸우는 사람을 말해요. 라틴어로 단검을 의미하는 글라디우스(gladius)에서 온 말이죠. 실제로 고대 로마에는 검투사라는 직업이 존재했어요. 노예 가운데 체격 좋고 건강한 자들을 골라 훈련을 시키고 경기장에서 싸우게 했는데요, 관객들은 이를 보고 즐겼죠.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되살아난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은 바로 이러한 검투사들이 경기를 벌이던 투기장(鬪技場)이었던 거예요.
로마제국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한 <글래디에이터>. 물론 <글래디에이터>만 보고 2세기 로마의 역사를 제대로 알았다고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궁금증을 하나씩 해결해가면 실재했던 로마의 역사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 거예요.
기원전 6세기, 작은 도시로 시작된 로마는 약 500년에 걸쳐 전 지중해 및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했고, 기원후 2세기에는 로마의 최전성기인 ‘팍스 로마나(Pax Romana)’를 구가하며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지배했어요. 그러나 제국의 이 모든 영화는 다름 아닌 식민지 정벌을 위한 끝없는 전쟁으로 이룬 거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