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2
정치, 법
목록

조영남 대작(代作)  논란,

창작일까, 사기일까

image

가수 조영남은 화투를 소재로 팝아트 작업을 해온 화가로도 유명하다. 몇 해 전 그는 대작 논란에 휩싸였다. 한 무명화가가 2016년 4월 검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자신은 ‘조씨에게 그림 300여 점을 8년간 대신 그려줬다’며, 조영남 씨가 이 그림을 자신의 작품이라며 컬렉터들에게 팔았다는 내용이었다. 대작代作이란 남을 대신해서 작품을 만드는 일 혹은 만든 작품을 뜻하는 말이다. 같은 해 5월 춘천지방검찰청은 가수 조영남 씨의 사무실과 갤러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적용한 것은 ‘사기죄’였다. 이 사건으로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다. 

무명화가에게 그림 한 점당 10만 원을 주고 그리게 해서 그 그림을 자신의 작품이라며 판매한 행위를 어떻게 봐야 할까?  과연 이 행위는 사기일까, 아니면 고유한 창작행위로 인정해야 할까?  

조수의 역할, 어디까지가 ‘관행’일까?

조영남의 대작 행위에 대중들은 큰 충격을 받았는데, 잇따른 조씨 측의 해명이 논란을 부추겼다. 조씨는 작품의 90% 이상을 무명화가가 그려줬지만, 이는 ‘미술계의 관행’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조수를 두고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제보자가 나섰다. 강원도 속초에서 활동하는 무명화가인 송기창(60) 씨. 그는 전주 영생고 시절 미술장학생이었고, 현재 화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육근병, 박방영 작가와 고교 동문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송씨는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일찍이 대학진학을 포기 후 미술계를 전전하며 여러 작가의 조수 역할을 해왔다. 늦은 나이에 유학을 떠난 송씨는 미국 유학 시절, 비디오 아트로 유명한 백남준 작가의 밑에서 조수로 일한 경력도 있다. 조씨와의 인연도 미국 유학 때부터 시작되었고 귀국 후 생계를 위해 조씨의 작품을 대신 그려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