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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유전자, 특허 대상이 될 수 있다?

“유전자는 ‘누구’의 것입니까? 그것은 ‘인류 전체’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유전자 특허를 취득한 사람이 그것을 독점해도 괜찮을까요?” _스티브 크론

인간의 유전자 수는 대략 2만 8,900개로 추정된다. 이 유전자는 태어나면서 사람의 몸 안에 ‘자연스럽게’ 존재해 온 것이다. 현대에 오면서 유전자 해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에이즈 같은 난치병 치료의 열쇠요, 유전자 진단으로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특허 논쟁이 뜨겁다. 유전자 해독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연구비가 필요한데 이를 공적자금만으로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제적 보상으로서 ‘유전자 특허 ’는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허의 덫이 사람을 살리는 길을 방해한다고 비판한다. 유전자 특허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 속으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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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유전자 특허 가능"

01 유전자 특허, 부도덕하지 않으며, 특허와 소유를 혼동해서는 안된다

인간 유전자와 관련된 현재의 과학기술은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구해낼 소중한 지적 재산이다. 인간 유전자 특허를 두고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부도덕한 것이라는 지적, 유전자는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는, 이상주의적 사고에 지나지 않는다.

먼저 유전자 특허는 부도덕하다는 비판을 보자. 인간 유전자는 인간의 존엄을 상징하는 것이며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특허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생각에서 우리는 생명에 대한 이중적인 판단을 읽을 수 있다. 인간 유전자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동물에 대한 특허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인간이 스스로 특별하다고 믿고 싶어 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고, 인간이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는 의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유전자 특허를 비판할 때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소유할 명분을 주는 것처럼 말한다. 이는 법과 과학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혼란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선 특허는 그 유전자 서열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권리를 갖는 것이다. 유전자 특허를 유전자를 누군가가 소유하는 것처럼 비판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인간 유전자 특허는 우리 신체에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유전자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신체 보전권을 위협하지 않고, 개인이 삶을 영위하고 자식을 얻기 위해 자신의 유전자를 사용할 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인간 유전자는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와 구별이 가능할 때에만 특허를 얻을 수 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에 적용되지 않는, 지적재산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