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와 윤리학에 대해 학문적으로 정의하는 일은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윤리라고 하면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라는 사전적 의미로 대부분 이해하고 있다. 또한 당연히 어떤 행동이 윤리적이고 도덕적인지 그렇지 않은지 누구나 가늠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의외로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행동을 실천에 옮기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각각 개별적으로 윤리적이라고 판단하는 것들끼리 서로 충돌함으로서 모순에 빠지기도 한다. 다음의 몇 가지 사례를 보면서 윤리적이란 무엇인지 고민해보자.
전철 안. 교복을 입은 학생의 표정이 불편하다. 학생의 앞에 노인 한 분이 서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아저씨는 자고 있다.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자리를 양보할 필요 없이 옆자리 어른처럼 자는 척한다면, 도덕적, 혹은 윤리적이라고 보기 어렵겠지? 정답은 ‘여기 앉으세요’ 하고 벌떡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자. 학생의 표정이 불편하고 어쩔 줄 몰라 우물쭈물한 것은 자리를 양보하고 싶지 않아서다. 속마음은 앉아 있고 싶은데 마지 못해 노인에게 양보하는 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덕이란 속마음과 행동이 달라도 좋은 건가? 속과 겉의 행동이 다른 것은 일종의 거짓이다. 이 경우 자리를 양보하라는 가르침은 거짓말을 하라는 것과 뭐가 다를까?
죽은 사람을 화장하는 관습을 가진 어느 그리스인에게 다리우스 왕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죽은 네 부모의 시신을 먹는다면 달라는 대로 돈을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