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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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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해설

《아이큐 50 내동생, 조반니》,

다양성의 리듬에 맞추어 춤을

이탈리아 마차리올 가문의 둘째인 자코모 마차리올은 자신의 막내 동생인 조반니의 위대함을 세상에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 딸 두 명에 아들 하나. 어린 자코모는 늘 남동생이 있었으면 했다. 남동생이 태어난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하며 직접 조반니라는 이름까지 지어주고, 태어나기도 전에 선물까지 사놓은 자코모.조반니는 21번 염색체가 남들보다 한 개 더 많은 다운증후군, 처음에는 자코모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커갈수록 점점 조반니의 특별한 행동이 잘못된 행동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자코모. 조반니는 어떻게 다시 자코모의 슈퍼히어로가 되었을까? 
조반니가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달라질 필요가 없었다. 조반니는 원래 천재였다. 
물고기를 나무 타기 실력으로 평가해 온 것은 자코모였다. 달라진 것은 자코모다.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 바꾸었을 뿐인데, 조반니는 자코모에게 다시 슈퍼히어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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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읽기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변호하기 위해서 이 말을 꼭 먼저 해두고 싶다. 이 책은 다운증후군에 대한 책도, 장애에 대한 책도 아니다. 자코모의 성장스토리, 슈퍼히어로 조반니의 이야기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성에 보내는 찬사, 사랑의 이야기로 읽혀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다운 증후군에 대한 소개로 이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이 책을 읽었거나 읽을 사람들이 조반니의 관점을 더 잘 이해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다운증후군이라는 이름은 최초로 질환의 특징을 기술한 영국인 의사인 존 랭던 다운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 의사는 21번 염색체가 두 개인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21번 염색체를 세 개 가진 사람들에게서 특징적인 외모와 지적 ‘장애’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납작한 얼굴, 꼬리가 올라가고 덧 살이 있는 눈, 작은 귀·코·입, 작은 키, 짧은 손·발가락, 낮은 지능. 그 외에도 수많은 건강상의 문제들과 언어·행동의 발달 지연.

우리는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장애를 새롭게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장애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다. 장애를 고쳐야 할 무언가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고쳐야 한다’에서 ‘고쳐야 하는가’로의 전환. 조반니를 치료하기에 앞서 무엇을 치료하고 무엇을 치료하지 않을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조반니는 담뱃갑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이해하고 나면, 조반니에게 고칠 점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바뀔 수 없는 것을 바꾸라고 하는 것, 지킬 수 없는 규칙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다. 우리는 장애를 고치고 치료하려 하기 전에 우리가 변할 수는 없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