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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고인돌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옛날 사람들은 거대한 돌에 인간의 길흉화복을 좌우할 수 있는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지배자들은 자신의 무덤에 거대한 돌을 얹어 정령의 보호를 받길 원했고, 고인돌을 만들었다.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유적인 고인돌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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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에는 죽은 자를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우리나라에서 매장의 흔적을 처음으로 보여 준 예로는 구석기시대 후기 유적인 청원 두루봉 동굴 유적이 있어요. 이곳에서 발견된 유골은 넓고 평평한 석회암 낙반석 위에 눕혀져 있었고, 머리뼈 부근에서 꽃가루의 흔적이 있었어요. 이는 나름의 장례의식을 치른 것이라 볼 수 있죠. 

또 신석기시대에 접어들면 풍요의 기원과 내세 관념의 발달로 매장 행위에 다분히 종교적 색깔이 드러나요. 신석기 매장 유적들은 속속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일정한 크기의 흙구덩이를 파서 그 안에 시신과 부장품을 함께 묻거나 일부에서는 위에 돌을 덮어 돌무지를 만들기도 했어요. 특히 춘천 교동 동굴에서는 세 사람의 주검이 발견됐는데, 이들은 각각 머리를 벽 쪽에 두고 발을 중심부로 모아 수레바퀴살처럼 누워 있었죠. 이것 역시 일종의 주술적 행위라고 볼 수 있어요. 

이처럼 선사시대에도 매장의 풍습이 있긴 했지만 그저 땅을 파고 시신을 묻는 정도라 매장문화라고까지 말하긴 곤란해요. 그렇다면 이 땅에 무덤다운 무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바로 청동기 시대부터예요. 지금으로부터 3,000여 년 전부터 거대한 고분들이 축조되기 시작했는데, 고인돌 역시 거대 고분 중 하나죠. 고인돌이라는 말은 큰 돌을 받치고 있는 굄돌 또는 고임돌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져요. 고인돌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북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에서도 볼 수 있죠. 그런데 이 조그만 한반도에 전 세계 고인돌의 절반 이상이 모여 있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과연 우리나라엔 왜 이토록 많은 고인돌이 남아 있는 걸까요? 그리고 수많은 고인돌들은 모두 지배자의 무덤인 걸까요? 

세계 최대 ‘고인돌 왕국’ 

한반도는 가히 ‘고인돌 왕국’이라 할 만큼 엄청난 숫자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어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고인돌의 수는 대략 6만여 기예요. 그런데 남한에만 2만 9,510기의 고인돌이 있고, 북한에도 2만 기 이상의 고인돌이 있다고 하니 고인돌 왕국이란 별칭이 헛말이 아니에요. 게다가 그 형태도 매우 다양해 북방식, 남방식, 개석식, 지상석곽식 등 여러 가지가 혼재해 있죠. 고인돌에 관한 한 우리나라를 따를 곳이 없는 셈이에요. 특히 강화도와 전라도의 고창, 화순에는 다양한 형태의 많은 고인돌이 모여 있어서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