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7일, 50대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 씨가 생활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과로로 인한 급성심근경색이었다. 경찰은 타살이나 극단적 선택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씨의 유가족과 청소노동자 동료들은 고인이 평소 지병이 없고 건강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직무에 지원하려면 건강 지수가 만 65세 미만 성인 중 상위 70% 안에 들어야 한다. 이 씨는 2020년 건강검진에서도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심장 기능은 평균치보다 더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과 동료들은 지병도 없던 고인이 갑자기 사망한 것은 힘든 노동 강도와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인은 서울대 기숙사 중에서 업무량이 가장 많은 편인 925동을 혼자 담당했다. 925동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고인이 매일 4개 층의 음식물·재활용 쓰레기를 직접 100ℓ 쓰레기봉투에 넣어 계단으로 날라야 했다. 100ℓ 쓰레기봉투는 봉투 하나를 꽉 채울 경우 무게가 최대 25㎏까지 나가, 옮길 때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안산시와 목포시 등 몇몇 지자체에선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100ℓ 쓰레기봉투 사용을 중지했을 정도다. 심지어 코로나19 유행 이후 기숙사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양은 2~4배 늘어난 반면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아 노동 강도가 악화됐다. 청소노동자들은 기숙사 시설 전체를 청소하고 관리하는 일뿐 아니라 기숙사 주변 낙엽 쓸기, 잡초 제거, 도랑 치우기 등까지 도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