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집콕생활’이 당연해진 요즘, 이제는 장보기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대세다. 이에 ‘퀵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퀵커머스는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생필품·식료품을 주문하면 한 시간 이내로 받아볼 수 있는 비대면 쇼핑 서비스다. ‘배달의 민족’ 등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매우 쉽게 주문이 가능하다. 야채·생선 등 신선식품도 주문할 수 있으며, 배달비는 무료~5000원 사이로 책정된다. 최소 주문 금액 5000~1만 원만 충족하면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 한 개, 양파 한 개 등 소량으로 장보기도 가능하다.
퀵커머스의 또 다른 장점은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주문 당일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기존의 온라인 쇼핑은 1~3일 정도가 지나야 물건을 받을 수 있었고 주말에는 아예 불가능했다. 하지만 퀵커머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물품을 온라인으로 언제든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금세 받을 수 있어 소비자로서는 몹시 편리하다.
뚜렷한 장점 덕에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현재 대표 서비스로는 배달의 민족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B마트’, 쿠팡의 ‘쿠팡이츠 마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즉시배송’이 있는데,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에 따르면, 퀵커머스 선두주자로 떠오른 B마트의 매출 증가율은 2019년 11월 서비스 시작 이후 10개월간 963.3%를 기록했다. 후발주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즉시배송’을 도입한 2021년 3월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매출이 275%나 뛰었다. 이에 대형 유통 기업인 현대백화점과 금융회사 신한은행까지 퀵커머스 시장 진입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선 퀵커머스 시장이 2025년까지 최소 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퀵커머스 산업의 핵심은 도심 내 물류거점(상품이 배달 전에 보관되는 장소) 확보다. 사방에 물류거점을 확보해야 고객이 있는 곳으로 1시간 내에 원하는 물품을 배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플랫폼을 비롯한 대형 유통 기업들은 도시 곳곳에 MFC[1]도심형 물류창고를 세우고 있다. 현재 ‘B마트’의 지역별 물류 거점 수는 37개이며, 2021년 8월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은 자사가 보유한 5000여 곳의 편의점을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의 물류거점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퀵커머스 기업들이 도심에 물류거점을 확대하며, 소매로 생필품을 취급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경합하게 됐다는 점이다. 자본력과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에 비해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퀵커머스 산업이 머지않아 동네 상권을 잠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11곳으로 구성된 ‘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 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쿠팡 대책위)’는 퀵커머스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동반성장위원회[2]에 요청할 계획이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사업 분야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을 5년간 제한하는 제도다.
이와 관련해 2021년 10월 5일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통 대기업들이 퀵커머스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함에 따라 결국은 물류창고가 도심으로 들어오고 있어 골목상권과 부딪힐 것이 우려된다”며 “출점 시 상권영향평가[3]를 실시하는 조치가 우선 검토되어야 상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