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이유는 단순하다. 영아, 유아, 그리고 어린이들이 식당이나 카페 등의 업소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으며, 이렇게 자기 아이들이 피해를 주는데도 부모들이 이를 전혀 제재하지 않는다는 불만에서 등장했다. 그러니 이들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몰지각한 부모의 태도에 대해 비난하는 마음이 있다. 그 결과 '맘충'은 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아다시피 이 말은 '엄마'를 뜻하는 '맘(mom)' 뒤에 혐오의 의미로 '벌레 충(蟲)'을 붙인 신조어다. 엄마가 벌레라니? ‘맘충’은 처음에는 자기 아이만 신경 쓰는 예의 없고 개념 없는 엄마를 지칭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영화관이나 비행기 탑승에 아이를 동반하기만 해도 ‘맘충’이란 꼬리표를 붙인다.
그런데 하나 따져보자. 개념 없는 부모에 대해 비판하는 맘충은 엄마에게만 붙이는 꼬리표다. ‘아빠충’이나 ‘파파충’이란 말은 없다.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와 화제가 된 글이 있다. 아이에게 국수를 먹이느라 흘린 것들을 치우지 않고 자리를 뜬 한 엄마에 대해 맘충이라며 비난의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그 옆에는 함께 밥을 먹던 아이의 아빠도 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아이의 아빠를 비난하지 않았다.
노키즈존 자체가 누군가를 배제하는 행위라 찬반의 논란이 많다. 일단 그 논란은 미뤄두고 육아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보자.
육아의 책임은 모두 엄마에게만 있는가? 왜 엄마만 혐오의 대상이 되었을까? 개념 없는 아빠는 없나? 맘충이라는 말에는 두 가지 잘못된 사회현상이 담겨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경우 육아를 전적으로 담당하는 비율이 여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여성이기 때문에 배제와 차별이 손쉬워서 ‘맘충’이라는 혐오의 언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통계청의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일일 가사노동시간은 여성이 3시간 13분인 반면 남성은 41분에 불과했다. 또한 2018년 6월 잡코리아가 맞벌이 남녀 직장인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맞벌이 직장인의 가사와 육아부담’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여성 응답자 중 34.5%가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육아는 아직도 오롯이 ‘엄마’의 몫이다.
육아 스트레스는 그 강도가 상당히 세기 때문에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그런데 설상가상 공공장소에 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도 겁나는 실정이다.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주위 눈치를 보게 된다. 조금이라도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면 당장 손가락질을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