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광주비엔날레에 자동차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데일 헤로우(Dale Harrow)가 방문했다. 그는 영국IMDC(Intelligent Mobility Design Cemter) 소장으로 자동차 및 디자인 교육 분야의 글로벌 센터로 인정받는 지능형 모빌리티 디자인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에일 헤로우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심포지엄에 참석, ‘미래 도시 모빌리티를 위한 지속가능한 비전’이란 주제로 강단에 섰다. 거창한 제목이지만 물음은 간단하다. '자율자동차 시대, 자동차 디자이너는 무엇을 디자인해야 하는가.'
자율주행차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자동차 디자인 산업은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지금까지 자동차 디자인의 발전은 ‘운송’이라는 커다란 목표 아래 엔지니어링, 스타일링, 소재, 마케팅 등이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디자인은 다르다. 운전하는 행위가 사라지거나 줄어듦으로써 자동차는 운송을 넘어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었다.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모든 것이 재편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디자인 부분에서는 어떨까? 자동차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요할까? 데일 헤로우가 강조하는 것은 다음의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자동차 디자인이 지금까지 차량에 집중했다면 자율주행차 디자인은 인간중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간중심적이란 말은 수도 없이 들어왔다. 스티브잡스가 처음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 인문학이 함께 뜬 것도 디자인이 ‘인간중심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떤 것이 인간중심적인 디자인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데일 헤로우의 작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IMDC에서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에 대해 연구하는 그는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이 디자인 개발의 출발이다. 어린아이부터 장년층까지 미래자동차가 어떤 모습일지 그려달라고 하거나 레고로 만들거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식. 특히 어린아이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 7세 정도 되는 아이들이 지금 작업하는 미래 자동차를 실제로 탈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의 요구에 귀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