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앞뒤로도 위아래로도 움직인다. 자동차 간격은 10미터 정도, 그러나 모든 자동차가 전속력으로 달리고, 멈춰야 할 때는 동시에 멈추는데 사고도 나지 않는다. 이토록 멋진 곡예운전이라니! 하지만 운전석은 비어 있다. 아니다, 자세히 보니 아예 운전석이 없다! 2000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2054년 워싱턴의 모습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무인자동차가 현실로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운전자가 차량을 직접 제어하지 않아도 도로와 교통 상황을 스스로 파악해 자동으로 주행하는 자동차를 자율주행차 혹은 무인자동차라고 한다. 둘의 의미를 구분해서 쓰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구분 없이 쓰고 있다.
무인자동차 시대에는 택시기사가 필요 없다. 택시기사의 인건비가 안 드니 요금은 저절로 저렴해진다. 그러니 누구든 쉽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태여 차를 살 필요가 있을까? 지금도 집에서 놀고 있는 차가 한두 대가 아닌데 그 차가 차지하는 공간도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니기 불편했던 노인과 장애인에게 혼자 힘으로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는 능력을 선사할 것이다. 차가 달리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다. 게임도 하고 잠도 자고 회의도 하고 업무도 보고 식사도 할 수 있다. 차 안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콘텐츠 회사와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새로운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차량이 서로 교신하면서 동시에 가속하고 동시에 감속하니 사고 위험 없이 다닥다닥 붙어 다닐 수 있다. 도로가 넓어진 것도 아닌데 훨씬 많은 차량이 훨씬 빠르게 도로를 오간다. 차 안에서 여러 가지 할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 하루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피자나 치킨을 배달할 때도, 우편물이나 택배를 전달할 때도 운전기사는 필요 없다. 사람을 태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훨씬 작아진 무인자동차가 도시를 속속 누비며 생필품을 전달할 것이다. 아직은 상상에 지나지 않지만 현실의 길이 열리고 있다. 자, 우리는 이 현실을 어떤 태도로 맞아야 할까?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나쁠지 찬찬하게 하나하나 챙겨야 한다. 더 미루지 말고.
무인자동차, 어디까지 왔니
현재 완전 자율주행차를 목표로 구글과 애플 같은 IT 기업은 물론 BMWㆍ벤츠ㆍ도요타ㆍ현대 등 기존 자동차 제조 기업 또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인 기업들은 대부분 202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출시할 계획이며,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와 ABI의 자료에 따르면,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의 전 세계 연간 판매량은 2025년경 23만 대에서 2035년 118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부분 자율주행 자동차를 포함한 연간 판매량이 2025년 110만 대에서 2035년 42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현재 세계에는 10억대의 자동차가 돌아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