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 사람도 많고 자살의 이유 또한 그만큼 많아.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자살의 동기를 989가지로 나누었다고 해. 다음의 사례를 먼저 읽어볼까?
<사례 1>
《노인과 바다》의 작가 헤밍웨이는 엽총으로 자살했는데 그의 집안에서는 아버지, 남동생 두 명, 사촌, 손녀 등 3대에 걸쳐 6명이 자살했다. 그래서 그의 자살을 DNA 때문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사례 2>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3년 틱꽝둑(釋廣德)이라는 스님이 독재 정권을 비판하며 몸에 불을 질러 자살했다. 이 광경이 전 세계로 보도되면서 당시 독재 정부를 지원하던 미국에 반전 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사례 3>
어떤 아버지가 빚에 시달리다 아내와 아이들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호수로 돌진하여 일가족이 모두 죽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장을 동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가족을 희생시킨 행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
자살은 어디서든 언제든 일어나고 있어. 지금 이 순간에도. 자살의 동기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어떤 경우는 동정을 받고 어떤 경우는 칭송을 받고, 또 어떤 경우는 비난을 당하기도 해. 자살의 이유가 무엇이었든 간에 생존에 대한 본능을 거스른다는 점에서 자살은 자연스럽지 않은 현상일 뿐만 아니라 쉽게 실행하기 어려운 행위야. 자살은 큰 사회적 문제이고, 세계 도처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학문적인 연구가 꾸준히 이어져 왔어.
과거에는 많은 경우 자살의 원인을 개인의 정신적 결함에서 찾았어. 물론 오늘날에도 이러한 견해가 여전히 받아들여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랭보)는 시구처럼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