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참사 특조위 연구용역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627만 명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되었고, 그 중 약 67만 명이 건강피해를 보았다. 건강피해로 병원진료를 받은 인구는 약 55만 명, 사망자는 1만4천 명으로 추산되나, 그에 비해 현재 피해자 신고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2020년 7월 기준 사망자: 1553명, 신고자:6817명)_가습기살균제참사 온라인 전시관
위의 자료만 봐도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사망자만 1만 4,000명.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안방의 세월호'라 부를 만하다.
사건의 시작은 이랬다. 10여 년 전인 2011년 2월 1일, 고려대 안산병원 응급실에 33세 임산부 곽현주 씨가 이송됐다. 둘째를 임신 중이었는데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았지만, 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2주 후, 상태가 갑작스럽게 악화돼 응급실을 찾은 것. 입원 후 검사를 진행했지만 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틀 후 심각한 폐 손상이 발견됐고, 2월 4일 뱃속의 아이가 숨이 멎은 채로 세상에 나왔다. 2월 8일 곽현주 씨 역시 숨을 거뒀다.
같은 해 상반기, 곽현주 씨와 비슷하게 원인 미상의 급성 폐질환으로 임산부가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 아산병원의 경우,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폐질환 임산부 7명이 입원했는데, 같은 해 6월 이들 중 네 명이 사망했다. 다른 병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잇따르자 의료진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