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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 강물 팔아 사이다 대잔치

대동강물을 판 희대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 조선 백성은 왜 그에게 열광했을까? 정의롭지 못한 방법이긴 해도 욕심 많은 사람을 혼내준 ‘안티 히어로’였기 때문일지도 몰라. 그런데 조선 후기에는 이렇게 양반들에게 한방 먹인 안티 히어로들이 많았어. 이야기 속 영웅도 그를 만든 작가도 모두 평범한 백성이었고. 김선달 같은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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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인홍(金仁鴻)
출생 평안남도 평양 선교리  
직업 무직
가족 배우자 1명, 아들 1명 


주요 이력
● 상습적 부당이득을 취하는 닭 장수를 상대로 거액 갈취. 닭 장수에게 접근, 고의적으로 봉황이라고 속아서 구매한 뒤 고을 수령에게 진상하려다 사기죄 및 원님 모독죄로 곤장을 맞음. 그후 닭 장수에게 항변, 닭 값의 수십 배에 달하는 피해보상금으로 합의. 이 일로 세간에서 ‘봉이’라고도 불림.  
● 평양을 찾은 한양 상인 다섯 명에게 가짜 대동강 수세水稅권을 미끼로 약 5천냥 갈취. 
● 모 과일 가게에서 무전취식. 가게 주인이 고령의 부모에게 가게를 지키게 하는 게 괘씸해서라고. 가게를 지키던 주인의 부친(89)에게 자기 옷자락을 들어 보이며 뭐냐고 묻자 노인이 ‘옷이오(오시오)’ 하고 대답함. 가게에 진열된 잣을 가리켜 뭐냐고 묻고 ‘잣이요(자시오-드시오의 비표준어)’라는 답을 유도, 잣을 먹음. 마지막으로 갓을 가리키곤 ‘갓이요(가시오)’라는 답을 유도한 뒤 값을 치르지 않고 도주하려 함. 이에 시비가 붙고 노인의 아들이 나오자 노인의 답을 근거로 그를 ‘치매 환자’라고 속여 주인이 노인을 들여보내게 함. 물론 잣값은 끝내 계산하지 않음.   
● 평양 감사의 특사로 한양의 세도가 황모 정승에게 뇌물성 선물인 벼루를 전해주라는 명을 받음. 도중에 황해도 남천의 기녀 춘심과 하룻밤을 보내던 중 벼루가 파손됨. 정승 댁 대문을 지키는 하인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어 실랑이를 벌이고는 ‘벼루 파손 원인’으로 둔갑시킴. 황 정승에게 파손된 벼루를 사실상 떠넘기다시피 하고 ‘잘 받았다’는 감사장까지 작성하게 함. 또 이 감사장을 이용해 평양 감사에게서는 포상을 받음.      
● 맹인 고리대금업자의 피해자와 공모, 잔치를 미끼로 맹인 고리대금업자를 집 근처에 세운 원두막에 유인한 뒤 그들끼리 싸움을 붙임. 그 과정에서 깨진 그릇이 고가의 조선 백자라고 속여 배상금으로 빚문서를 전부 파기하게 유도. 


김선달의 친구들 

김선달이 공식적으로 등장한 건 1906년, 황성신문에 연재된 〈신단공안(​神斷公案​)〉의 네 번째 에피소드 〈인홍변서봉낭사승명관(​仁鴻變瑞鳳浪士勝名官​)〉. 비교적 신상이 상세해서 실존인물이었나 하고 의심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야. 그러나 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해. 평안도 지역의 구전설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라는 게 일반적이고.   

물론 실제 김선달과 닮은꼴이 여럿 있었어. 방랑시인 김삿갓(​1807~1863​)도 그중 하나. 글재주가 뛰어났지만 집안 내력 때문에 벼슬을 못하고 전국을 방랑하며 세상을 풍자하는 시를 많이 남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