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통통한 몸에 신사복 같은 얼룩무늬. 가슴 부근에는 노란색 털이 촘촘히 나 있고, 조그마한 다른 펭귄들과는 다르게 120센티미터나 되는 장신으로 우아한 멋을 뽐내는 펭귄은?
정답, 황제펭귄! 황제펭귄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물이다. 펭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황제펭귄은 지극한 부성애로 유명하다. 황제펭귄 부부가 짝을 짓고 알을 낳게 되면, 암컷 펭귄은 먹이를 찾으러 바다로 떠나 영양을 보충한다. 무려 4개월여 동안이나! 이 기간 동안 수컷 펭귄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발등 위에 알을 올려놓고 체온으로 데우며 소중히 보살핀다. 새끼가 태어나면 위장 속에 비축했던 음식물을 토해 새끼를 먹인다. 그렇게 쫄쫄 굶다가 4개월 후에 암컷이 돌아오면 교대를 하게 되는데, 이때 수컷 펭귄의 몸무게는 정상 체중의 3분의 1 가량으로 줄어든 상태라니 참으로 눈물겨운 부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새끼를 위한 아낌없는 희생 때문에 근엄해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제법 귀여운 구석이 많은 동물이다.
인간의 자취가 잘 닿지 않는 머나먼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은 인간을 무척 신기해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러 황제펭귄 서식지에 가면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는 펭귄들이 카메라 스태프를 열심히 뒤뚱뒤뚱 쫓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참으로 사랑스러운 동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귀여운 펭귄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