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2
윤리, 철학
목록

인권, ‘사람이 사람 대접 받는다’는 뜻  

뉴질랜드 의회는 최근 황가누이 강에게 인간의 권리와 의무를 준다는 법을 통과시켰다. 흐르는 강물에 인권을 부여하다니. 로봇을, 개를 사람 대접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잠시 ‘모든 사람이 대접받을 가치가 있다’는 인권 사상에 대해 돌아보고,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image

사람 그리고 강(​江​)과 개, 로봇

사람 대접을 받는 강이 있대. 2017년 뉴질랜드 의회는 황가누이 강을 인간으로 간주한다는 법을 통과시켰어. 강이 인간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된 거야. 뉴질랜드 정부는 강물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1,000억이 넘는 돈을 투입할 예정이래. 

황가누이 강보다 더 팔자가 좋은 ‘개’도 있단다. 2007년 미국의 재벌이 애완견에게 1200만 달러의 유산을 남기고 죽었어. 이 개는 죽을 때까지 호텔에 살며 사치를 누렸는데, 다이아몬드가 박힌 개목걸이를 착용했고 호텔 주방장이 요리한 신선한 닭고기와 채소를 은접시에 담아서 먹었단다. 이쯤 되면 로봇이 시민권을 획득한 건 별로 대단해 보이지도 않아.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는 로봇 ‘소피아’에게 시민권을 주었어. 

사람의 ‘권리’가 생물을 넘어 무생물에게까지 확대되는 추세야. 대부분의 기업은 이미 법적으로 사람처럼 간주되고, 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가져. 이를 법인(​法人​)이라고 하지. 앞으로 연필의 권리, 모기의 권리, 이산화탄소의 권리도 생기는 날이 오려나.

야만의 역사, 인권의 역사

지금이야 인권이란 게 너무나 당연한 권리로 알고 있지만, 사람이 사람 대접을 못 받아 온 야만의 역사가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어. 겨우 100여 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자와 아이는 남자의 소유물이었어. “아내에 대한 구타는 남성의 공인된 권리였고, 상층민이나 하층민이나 할 것 없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자행했다.”(트리벨리언, 《영국사》) 성별과 나이뿐만 아니라 핏줄과 피부색, 재산으로 사람의 등급을 결정하기도 했어. 힘 있는 자가 이런 식으로 원칙이랍시고 제 맘대로 정해 놓고는 이를 질서와 도덕과 종교의 이름으로 정당화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