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는 여섯 살 되던 해에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가 불구가 된다. 이후 또래 꼬마들에게 ‘나무다리 프리다’라는 놀림을 받으며 자란 그녀는, 그래서 일찍부터 자신만의 세계 안에서 고독을 느꼈다.
그리고 열여덟 살이 되던 해, 칼로는 큰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게 된다. 생명을 구한 것이 다행일 만큼, 당시 칼로의 상태는 처참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살아남았고, 평생 자신을 그리며 그 고통을 보듬는다. 칼로의 대표작 중 하나인 <부서진 기둥>은 그런 칼로의 삶을 가장 아프게 보여주는 그림이다.
사막처럼 황량한 벌판 위에 한 여자가 서 있다. 그녀의 얼굴 아래의 몸은 반으로 갈라져 드러나 있고, 척추가 있어야 할 자리엔 웬일인지 마디마디 갈라져 붕괴되지 직전인 기둥이 서 있다. 그나마 몸은 붕대처럼 보이는 흰 띠로 고정되어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여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옭아매는 것만 같다. 온몸에 박힌 크고 작은 못들의 날카로운 고통은 그녀의 눈에서 흐르는 방울방울의 눈물로 전해진다.
그림_<부서진 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