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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쌤의 경제교실

IMF 외환위기,

왜 일어났고 어떻게 전개되었나

1997년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금고에 달러가 한푼도 남아있지 않은 데서 비롯한 사태였다. 한국 경제에 대해 의구심을 갖던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에 돈을 빌려주지 않은 것이다. 또한 빚 상환 기일이 돌아오면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고 갚으라고 독촉하는 사태가 한꺼번에 벌어졌다. 외환위기가 어떻게 일어났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경제적 관점에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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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사를 보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해가 두 번 있다. 오일쇼크의 영향을 받았던 1980년과 IMF 외환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1998년. 이 밖에도 경제위기가 몇 차례 있긴 했지만 성장률 자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이 두 사례뿐이다.

오일쇼크는 IMF 외환위기보다 이해하기 훨씬 쉽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인데 어느 날 갑자기 석유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으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간다. 어떤 제품이든 막론하고 석유 값은 생산비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석유를 주원료로 하는 제품이 아니라도 그렇다. 물자의 이동,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동도 석유에 의존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제품의 원가를 상승시킨다. 이런 석유 가격이 하루아침에 두 배 이상 뛰었으니 세계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줬을지 상상할 만하다. 그래서 오일쇼크는 초등학생들도 왜 문제가 심각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는 직관적으로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외환이 부족한 건 알겠는데, 건실하던 경제가 갑자기 흔들리면서 일어난 파장을 쉽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오일쇼크의 경우 석유 가격을 올린 주체가 있었다. 중동의 산유국들이 카르텔을 형성해서 만든 OPEC이 세계 경제 위기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는 ‘OPEC처럼 눈에 보이는 악마’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어퍼컷 한방을 제대로 맞았는데, 가해자가 누군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까다로운 현상을 만나면 음모론에 빠진다. 이른바 미국, 투기 자본, 관료 등 생각할 수 있는 여러 경제 주체들을 엄청난 음모를 꾸민 당사자로 상정하는 식이다.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당시 외환위기가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으니 이런 생각으로 흐르는 것도 이해가 된다. 

화폐와 금과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