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202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반려가구 수 중에서 반려견이 81.6%, 반려묘가 28.6%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위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만 봐도 대부분 반려견이다. 귀엽고 활발하고 말도 잘 듣는 애교덩어리 강아지는 누가 봐도 매력적이다. 최근 반려묘가 늘긴 했지만 고양이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편견은 여전하다. ‘고양이는 재수 없어. 영물이라 키우면 안 돼.’ 강아지 관련 미담이나 감동 실화는 넘쳐나는데, 고양이에 관한 건 복수 이야기, 귀신의 매개체 등이다. 그래서 고양이 눈을 보면 무섭게 느껴진다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는 서양에 비해 고양이 혐오 정서가 짙다.
고양이 혐오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길고양이(길냥이) 혐오다. 길고양이 학대 사건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학대까지는 아니어도 주위에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쫓아내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니 길고양이들은 차 밑에 웅크리고 추위나 더위를 피하고,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더미를 뒤져 먹이를 찾는다. 그러나 도시의 길고양이들에게 도시는 또 하나의 정글일 것이다. 먹을 것도 부족하고 쉴 곳도 턱없이 모자란다.
그래서 길고양이를 둘러싸고 두 개의 관점이 대치한다. 민원을 제기하는 성가신 도시의 무법자라는 관점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불쌍한 동물이라는 연민의 관점. 때때로 고양이 혐오 행위가 길냥이를 돌보는 이들에게까지도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길냥이들이 쓰레기를 어지럽히고 시끄럽게 군다고 타박하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돌봐주는 ‘캣맘’들의 행위를 못마땅해한다.
캣맘들이 돌보면 사료를 먹고 배가 불러 쓰레기를 뜯지 않아 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또 중성화수술 후 다시 놓아주어 발정기의 울음소리를 줄이고 개체수를 조절하는 등 좋은 점도 많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