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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일, 흥행없는 80%가 흥행하는 20%를 압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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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시장에는 ‘대박 상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류나 유행에 편승하여 날개 돋친 것처럼 팔려나가는 상품을 뜻하죠. 마치 교복이라도 되는 듯 겨울만 되면 중고등학생들이 입는 모 브랜드의 점퍼라던가, 어떤 연예인이 착용한 머리핀이 순식간에 여성들 대부분의 머리 위에 사뿐히 놓여있는 현상이라던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중 출판시장은 이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대형 서점의 가판대엔 베스트셀러 위주로 진열되어 있죠. 상대적으로 노출이 잘 된 그 책들은 그렇기 때문에 더 잘 팔립니다. 이렇게 전통적인 시장에서는 몇 개의 히트 상품이 전체 매출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파레토 법칙’이죠. 이 법칙은 어느 한 종목에서 잘 팔리는 상위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내용이며 그간 정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파레토 법칙과 정반대의 의미를 지니는 현상이 제기되었습니다. ‘롱테일(​The Long Tail )현상’이 그것입니다. 

롱테일이 뭐지?

롱테일. 단어의 뜻 그대로를 번역하면 ‘긴 꼬리’라는 의미죠. 롱테일은 파레토 법칙을 그래프에 나타냈을 때 꼬리처럼 긴 영역을 형성하는 20% 부분을 가리킵니다. 여기에서 X축은 물건의 종류, Y축은 물건이 팔린 양을 뜻하고요. 전통적인 시장에서는 그래프 X축의 왼쪽에 위치하는 특정한 물건들이 엄청난 양으로 팔리면서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니까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대중적인 20%의 상품만 잘 관리하면 매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죠. 은행이나 백화점 등도 20%의 우량 고객을 붙들기 위해 VIP 관리를 따로 해야 했고요. 

그러나 인터넷과 디지털의 발달로 다양한 온라인 상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자, 이런 양상은 더 이상 일반화될 수 없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그래프의 오른쪽, 그러니까 X축으로 점점 나아가는 꼬리부분이 끝도 없이 길어졌기 때문입니다. 상품이 아주 다양화된 거죠. 개별 상품별 매출액은 많지 않지만 이처럼 소수가 찾는 물건이 다양해지면서 이들 상품에서 발생한 이익을 모두 합하면 일부 많이 팔리는 물건들의 매출을 압도한다는 것. 이것이 ‘롱테일 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