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개념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고 쪼들린다는 뜻의 ‘가난’과도 비슷한 말이다. 사실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지역과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빈곤은 여러 차원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측면에서 분류하기도 하고, 절대적, 상대적, 주관적 빈곤 등 빈곤의 정도로 측정하기도 한다. 절대적 빈곤은 최소한 유지되어야 할 최저생계비를 상정하고 이를 가구 소득이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반면 상대적 빈곤은 그 사회의 다른 구성원에 비해 소득 수준이 적은 것을 뜻한다. 주관적 빈곤은 정해진 객관적 수준과 비교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 욕망에 따라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빈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난제 중 하나다. 어느 사회든 빈곤은 있었는데, 그 규모와 정도는 나라와 지역마다 다르다. 한편 빈곤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가족은 물론 사회문제로 이어진다. 개인의 빈곤은 일반적으로 건강과 교육의 불이익을 수반하고, 사회에 대한 불만을 증폭시키거나,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빈곤 가정의 자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빈곤에 빠질 확률이 높아 빈곤이 대물림되는 등 사회 불안과 계층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뿐만 아니라 빈곤층의 확산은 사회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의미이므로 사회·정치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협할 수 있다. 빈곤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빈곤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대사회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놀라울 정도로 물질적 자원이 풍부해 보인다. 그런데도 빈곤은 여전히 큰 사회 문제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과거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절대빈곤은 감소했지만 상대적 빈곤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빈부격차가 점점 심화돼 ‘부의 불평등’이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리 경제대 교수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을 통해 자본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크고, 그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자본을 가진 계층과 노동에 의존하는 계층 사이의 빈부 격차가 벌어지는,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경우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최상위층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면 위에 있던 부가 일반 국민 모두에게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여겼었다. 하지만 최근의 여러 수치들을 보면, 어떤 부도 더 이상 아래로 흐르지 않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