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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쌤의 경제교실

로빈슨 크루소 나라의 GDP?

경제용어를 맞닥뜨리면 괜히 골치가 아프다. GDP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읽어나가다 보면, 개념의 형체가 조금씩 도드라진다.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가 사는 나라의 GDP에 대해 먼저 이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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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2017년 GDP는 1조 5297억 달러를 기록했다. 캐나다에 이어 11위라고 하니 경제규모로만 따지면 ‘경제대국’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그렇지만 돈으로 환산된 GDP를 보고 있으면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 일단 1조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가 직관적으로 얼마나 큰 금액인지 가늠하기 힘들고, 돈으로 환산하는 계산법 자체가 우리의 느낌을 자극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어떻게 보면 경제가 무엇인지 기초부터 개념이 잘 잡혀있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 있다.

전문용어를 접할 때 원래 알고 있는 단순한 개념에서 접근하면 쉬운데, 현대사회의 복잡함 때문에 기가 질려서 초보적인 이해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GDP라는 개념도 예외는 아니다. 

로빈슨과 프라이데이가 사는 나라의 GDP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 모두를 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국내총생산(GDP)인 것.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몇 대, 식당에서 만든 밥 몇 그릇, 놀이공원에서 재밌게 놀았던 시간, 미용실에서 파마를 해준 사람들, 호텔에서 짐을 들어주는 서비스까지 모두 더한 것이 GDP이다. 
경제학자들은 경제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단순한 사회를 가정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가 살던 나라의 이야기를 자주 거론한다. 로빈슨 크루소는 대니얼 디포가 지은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 이름인데, 식인종이 사는 섬에 표류했다가 프라이데이라는 원주민을 하인으로 삼아 살아간다는 줄거리이다. 원주민 하인의 이름을 프라이데이라고 지은 건 금요일에 만났기 때문이다.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가 사는 나라를 기준으로 GDP라는 개념에 접근하면 한결 단순하고 쉽다.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가, 오전에 함께 물고기 5마리를 잡고, 오후에 과일을 따러 다녀서 사과 5개를 얻었다고 하자. GDP는 물고기 5마리, 사과 5개가 된다. GDP라는 개념을 금세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