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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팬덤 문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요즘 SNS에서 어렵지 않게 유명 정치인의 지지자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의 행보는 이전의 정치인 지지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마치 ‘아이돌 팬덤’과 유사하다. 우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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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학교 과제를 하기 위해 난생처음 선거 유세 현장에 갔다. 비록 과제를 위해 유세 현장을 찾았지만, 유세 현장에서 일종의 ‘열기’를 느낄 수 있으리라는 허무맹랑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장소는 홍대였고, 청년 일자리가 그날의 주제였다. 20대와 30대를 겨냥한 내용임을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주로 50대였고,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그 정치인의 유세 현장마다 따라다니는 지지자들이었다. 젊은 사람이 잔뜩 모여든 현장을 기대하고 온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단체로 몰려다니는 지지자들을 제외하면 현장을 지나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저 눈길만 한 번 주고 갈 뿐이었다. 첫 유세 현장 방문은 실망만이 남았다.

생각해보면 실망스러운 유세 현장은 예견된 것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인 나도 지지하는 후보가 생겼다고 유세 현장을 방문하지는 않는다. 그저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고 투표할 뿐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정치인의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서 공약을 보고 연설을 들을 수 있는데 누가 유세 현장에 가겠는가? 이를 증명하듯 SNS에서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정당들과 자기를 홍보하는 정치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실이 이러하니 유세 현장에 열혈 지지자들만 우르르 몰려다니는 건 당연했다. 정치인 팬덤은 점차 온라인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집단이 되었다.

정치인 팬덤의 등장

정치인 팬덤은 놀라울 정도로 아이돌 팬덤과 닮아있다. 아이돌 팬들이 앨범이나 콘서트 블루레이를 구매하듯 정치인 팬은 책을 구매하고, 아이돌 팬들이 방송사 공개 방청을 가듯 정치인 팬덤은 선거 유세 현장을 비롯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한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기사 댓글에서 욕을 먹고 있으면 팬들이 몰려가 좋은 댓글을 한가득 남기는 이른바 ‘댓글 정화’ 활동을 정치인 팬덤도 하고 있다. 댓글 정화 활동이 이뤄지는 화면이 연예면이 아니라 정치면일 뿐이다. 심지어는 소속사의 결정이 아이돌의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소속사를 욕하는 아이돌 팬덤처럼, 정치인 팬덤은 정당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유명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열렬한 지지자가 있겠지만, 팬덤이라고 부를 만큼 지지자들의 집단적 활동이 눈에 띄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 아마도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정치인 팬덤은 ‘문빠’라고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팬덤일 것이다. 문 대통령의 팬덤은 가장 큰 정치인 팬덤인 만큼 그들의 행보는 눈에 띄고 아이돌 팬덤과 더욱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