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피트가 넘는 고도, 모든 것을 태울 듯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의 태양, 영하 40도까지 내려가 8개월 동안이나 온 지역을 얼게 하는 겨울의 추위…. 겉으로 보기에 라다크의 자연조건은 혹심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라다크인들은 높은 황무지에 흩어진 작은 정착지에서 그 어느 곳보다 건강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일구며 물질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서구인인 헬레나는 그 속에서 생활하며 라다크인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의 본능적인 생태적 지혜와 철학에 매료되었다.
“라다크에 내가 처음 왔을 때 나는 인간은 누구나 열등감이나 시기심이나 분노 같은 문제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하는 서구식 교육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 때문에 처음에는 그들이 한결같이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지만 그 뿌리가 그렇게 깊을 줄 몰랐던 것이다.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그들의 삶은 내게 익숙한 서구의 삶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 헬레나 노르베르-호지 인터뷰 中
언어 연구를 위해 라다크를 방문한 헬레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라다크의 언어가 아닌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매료되어 갔다. 척박한 고지대 황무지에서 어떻게 그토록 상당한 수준의 안락을 누리며 살고 있는지, 왜 그들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지 헬레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깊고 깊은 뿌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자연과 자연,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공존을 존중하는 그들의 삶의 태도에서 비롯했다.
“흙속의 벌레들, 개울의 물고기, 땅의 영혼들을. 그들은 쉽게 노여움을 탄다. 삽질이나 돌 깨기, 땅위를 단순히 걷는 것도 그들의 평화를 어지럽힐 수 있다. 씨뿌리기 전에 그들을 위해 잔치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