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친구들은 대부분 강아지를 길렀다. 귀엽고 활발하고 말도 잘 듣는 애굣덩어리 강아지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그러다가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고양이를 키우는 게 아닌가. 고양이를 만난 건 처음이라 멀찍이 서 있던 기억이 난다. 어릴 때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고양이는 재수 없어. 영물이라 키우면 안 돼.” 강아지 관련 미담이나 감동 실화는 넘쳐나는데, 이상하게 고양이 이야기는 모두 복수 이야기, 귀신의 매개체 등 어딘가 서늘하다. 그래서 고양이 눈을 들여다보면 좀 무섭게 느껴지곤 했다.
친구네 집을 다니면서 고양이가 낯선 사람을 경계하긴 하지만 자신의 집사는 잘 따르고, 애교가 많고, ‘혐오할 구석’은 전혀 없다는 걸 알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서양에 비해 고양이 혐오 정서가 짙다.
고양이 혐오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게 길고양이길냥이 혐오다. 길고양이 학대도 빈번하고, 집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면 쫓아내기도 한다. 길냥이들은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차 밑을 지나다니고,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더미를 뒤진다. 물론 길에서 태어나 살아온 이들에겐 도시의 삶이 자연스럽겠지만, 도시는 또 하나의 정글이다. 먹을 것도 쉴 곳도 턱없이 모자란다.
고양이 혐오 정서는 종종 길냥이들을 아끼는 사람들에게까지 이어진다. 길냥이들이 쓰레기를 어지럽히고 시끄럽게 군다고 타박하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돌봐주는 ‘캣맘’들의 행위를 못마땅해한다. 사실 사료를 먹고 배가 부르면 쓰레기를 뜯지 않아 길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캣맘들은 길냥이들을 구조해 중성화수술을 시킨 후 다시 놓아주곤 하는데 이로써 발정기의 울음소리를 줄이고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다. 캣맘 중에서는 주기적으로 건강이나 식사를 책임지는 것뿐만 아니라 친해진 고양이를 입양하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