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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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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얻고 집을 잃다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오명 <상>

수도권은 아파트 세상이다. 눈을 돌리면 아파트가 쭉쭉 뻗어 있다. 2017년 전체 주택 중에서 아파트 비중이 60%를 돌파했다. 열 집 중에서 여섯 집이 아파트인 셈이다. 아파트 덕분에 쾌적한 주거환경을 얻었지만, 아파트는 왠지 진짜 의미의  '집' 같은 느낌은 덜하다. 한국의 아파트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독특한 현상이다. 땅이 좁고 인구가 많아 어쩔 수 없다고?
쎄다. 아파트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 역시 모순된다. 아파트를 욕망하면서도 단독주택을 꿈꾼다. 아파트값에 대한 태도도 모순되긴 마찬가지다.
너무나 익숙해서 공기와 같은 주거공간 아파트,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파트의 사회학적 의미에 대해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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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01〕 한국의 아파트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아파트 가구 수가 1000만을 돌파하고, 주거지 가운데 아파트 비중이 60%를 돌파한 이유가 그만큼 아파트가 살기 편안해서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아파트 덕에 국민 대다수가 깔끔하고 안락한 주거환경을 누리게 됐는데 아파트가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이방인의 눈에는 좀 달랐던 모양이다. 좀 오래된 얘기긴 하지만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1993년 서울에 왔을 때 거대한 아파트 단지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대체 어떻게 이렇게 대단지 아파트가 생겨났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박사 논문의 주제로 삼기까지 했다. 

하지만 사실 우리도 안으로는 곯고 있다. 어느 지역에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 몇 평 대에 사는지 무심한 척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운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줍니다”라는 아파트 광고 카피가 몇 년 동안 화제에 올랐다. 

비슷한 지역의 비슷한 평형대라도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게 당연한 걸까? 어느 곳에 어느 브랜드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경제적 수준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것, 이를 당연한 듯 광고 카피로 쓰는 이 발상은 속물적 상업주의를 여과 없이 노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