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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제국주의

지배하는 언어, 지배당하는 언어 <1부>

영어는 세계의 공영어나 다름없이 사용되고 있다. 어떻게 작은 섬나라 영국의 말이 세계의 공용어가 됐을까?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세계의 힘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최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어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편 같은 국가 안에서도 언어는 평등하지 않다. 서울 말은 제주 말보다 힘이 세고, 이주민의 말투는 놀림거리가 된다. 어떤 언어는 지배하고, 어떤 언어는 지배 당한다.
2100년에는 전 세계 언어의 50~90%가 사라질 전망이라는데 언어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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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점 01  영어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을까?

영어는 이제 외국어가 아니라 ‘지구어’다. 영국의 말, 미국의 말이 아니라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라는 의미에서. 어렸을 때부터 영어로 된 영상을 보고, 해외 여행지에서 영어로 길을 묻고, 국제기구 회의에서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영어가 지구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다. 겨우 한반도만 한 크기의 작은 섬나라였던 영국의 말이 어떻게 오늘날 지구어가 되었을까? 

15세기 유럽의 항해술이 크게 발달하면서 유럽 강대국들은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났다. 유럽인들은 이 시기를 ‘발견의 시대Age of Discovery’혹은 ‘대항해시대’라 부르지만, 이는 전적으로 침략자의 시선이다.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인도, 아시아를 침략해 재물과 자원과 사람을 마음껏 취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땅을 빼앗아 자신들의 나라를 개척했고,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을 붙잡아와 노예로 삼았다. 

유럽의 제국주의는 19세기까지 이어졌는데, 가장 끔찍한 일은 프랑스, 영국, 포르투갈, 벨기에 등이 아프리카를 땅따먹기하듯 나눠서 소유한 것이다. 그 이전 아프리카에는 국가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수많은 부족이 저마다 다른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며 살고 있었다. 유럽인들은 이들 부족을 자기들 마음대로 나누고 합쳐 한 국가로 뭉쳐놓았다. 그 결과 한 국가 안에 통용되는 부족어가 4~5개에 달할 뿐만 아니라 강대국이 부족 간 불거진 갈등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며 부족·국가 간 내전의 싹이 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