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페트병은 페트를 원료로 만든 병으로 생수, 음료수, 식용유나 간장뿐만 아니라 화장품, 세제 등을 담는 용기로 널리 쓰이고 있다. 페트병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통용되는 일본식 용어. 보통 영어권에서는 피트 또는 피이티라고 읽는다.
플라스틱인 페트(PET:PolyEhtylene Terephthalate)는 투명하면서 맛과 냄새가 없고 열을 잘 차단하는 성질이 있다. 그러나 높은 온도에서는 변형이 쉽다. 페트는 전선 피복에서 장난감, 라디오, 텔레비전 케이스, 포장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는데, 그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이 페트병이다.
페트병이 세상에 나온 것은 1973년. 1941년에 윈필드와 딕슨이 ‘에틸렌글리콜’을 이용해 페트를 발명했고, 1973년 너세니얼 와이어스라는 사람이 10년 간의 연구 끝에 마침내 페트병을 발명했다. 물렁물렁한 페트병이 탄산음료에서 빠져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버텨내는 모습에 사람들은 모두 놀라워했다. 그전까지 탄산음료는 강한 압력을 견디는 유리병에 담았다. 유리보다 가격도 싸고, 무게도 가벼우면서 재활용까지 가능하다는 페트병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페트병이 발명되자마자 미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바탕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1979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고, 1999년경에는 일 년에만 약 천억 병의 페트병이 생산되었다.
페트병의 생산 공정은 석유에서부터 시작된다. 석유를 정제해 기본 물질인 나프타를 얻고, 이 나프타에서 에틸렌을 추출, 에틸렌을 산화시켜 산화에틸렌을 얻는다. 산화에틸렌을 물과 반응시켜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하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에틸렌글리콜을 테레프탈릭산 혹은 디메틸 테레프탈레이트와 반응시키면 페트병이 된다. 굳이 이렇게 어려운 설명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산화에틸렌의 수요가 일 년에 약 20메가톤(20,000,000,000kg)에 이르고, 해마다 5.6~5.7%의 증가율을 보인다. 이렇게 생산된 엄청난 양의 산화에틸렌 중에서 약 65%가 페트병의 원료인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이 에틸렌글리콜이 모두 페트병을 만드는 데 쓰이는 건 아니지만. 페트병의 인기는 오늘날까지 꺾일 줄 모르는데, 현재 이 플라스틱병이 일으키는 환경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페트병은 전 세계에서 매초 2만여 개 정도가 생산된다. 2021년에 이르면 더 증가해 심각한 환경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견된다(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오늘날 미국인들이 일 년 동안 사용하는 290억 개의 페트병을 만들기 위해서는 1700만 배럴의 원유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 부피를 세제곱킬로미터로 환산하면 약 2.7세제곱킬로미터이다. 이 정도의 양은, 여의도 전체를 30센티미터 높이의 석유로 뒤덮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