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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 섞일 수 없다?

보수와 진보, 하면 절대 섞일 수 없는 양극단의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다.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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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와 라면 끓이는 법

MBTI가 유행입니다. 성격 심리 검사의 일종인데, 우선 사람의 성격을 어느 두 성향 중 한쪽에 속한다고 판단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외향적이면 E, 내향적이면 I랍니다. 논리적이면 T, 감정적이면 F이고요. 이런 걸 4가지씩 4쌍 조합해서 사람의 성격을 총 16가지로 분류하더군요. 그 결과물에는 멋진 이름도 붙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ISTJ는 가장 보수적인 타입인데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랍니다. ENFP는 가장 진보적인데 ‘재기발랄한 활동가’입니다. 동의가 되나요?

누구나 외향적 내향적 측면을 함께 지니며, 논리적일 때도 감정적일 때도 있습니다. MBTI는 어느 한 성향이 약간만 우세해도 절대적으로 그러한 것으로 판정합니다. 이런 식의 판정을 여러 단계 거쳐서 나오는 결과가 정확할 리 없지요. 혈액형과 성격, 별자리 심리 유형 등이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게 밝혀졌듯, MBTI 또한 그냥 재미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겠습니다.

라면 봉지에는 조리법이 써 있습니다. 물 550㎖를 끓인 후 면과 스프를 넣고 4분 더 끓이라는군요. 그대로 따르시나요? 라면 회사에서 온갖 연구를 거쳐 알아낸 가장 맛있는 방법이니 따라야 한다고요? 그렇다면 당신은 보수주의자입니다. 따르지 않겠다고요? 우리나라에는 인구수만큼 라면 끓이는 법이 다양하게 있고 여러분에게도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고요? 당신은 진보주의자입니다. 

이런 단순화에 대해서도 웃어넘기는 게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