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화가’ ‘일본의 고흐’로 불리는 야마시타 키요시.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1922년 태어나 세 살에 심한 열병을 앓은 후 얻게 된 불편한 걸음과 정신지체. 말 한마디, 의사 표현 하나 제대로 못 하는 그에게 또래 친구들은 관대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한 그는 결국 지적장애학교로 가게 된다.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그에게 있어 그림이라는 도구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아주 좋은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림에 있어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다. 그런데 그는 색을 표현하기 위해 물감을 쓰지 않았고, 종이를 찢어 붙이거나 사인펜으로 점을 찍어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을 그렸다.
키요시는 청년시절, 일본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기 시작한다. 인간과 사회에서 단절된 삶을 살았던 청년 작가에게 일본의 풍경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지적 장애가 있는 그에게 ‘예술’은 작품 활동이라기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그 자체였다. 다른 사람이 ‘아름답다’는 짧은 말 한마디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동안 그는 종이를 한 장 한 장 찢어 붙이고 구석구석 세심한 묘사에 정성을 쏟아 붓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섬세하고 깊은 언어를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