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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

시각장애인의 눈과 발이 되어주는 ‘아주 특별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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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주 특별한 개가 있다. 이 개는 버스나 지하철, 식당과 카페뿐만 아니라 심지어 동물 출입이 제한된 곳까지도 주인과 함께 입장할 수 있다. 이 개는 짖지도 않는다. 머리나 등을 쓰다듬거나 갑자기 고양이가 나타나더라도 흔들림 없이 주인의 옆을 지킨다. 이 개가 수행하는 임무는 앞을 볼 수 없는 주인이 발걸음을 디딜 수 있도록 앞장서 길을 밝혀주는 일. 이들은 주인의 눈이자 발이기에 시각장애인들은 이 개를 두고선 다른 어딘가를 가기 쉽지 않다. 이 특별한 개를 우리는 ‘안내견’이라 부른다. 

안내견이란 시각장애인에게 안전하게 길을 안내하거나 위험을 미리 알려 그들을 보호하도록 훈련된 특수목적견이다. 장애인복지법에는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내견을 거부하는 곳은 여전히 많다. 2020년 어느 대형마트에서는 장애인 안내견 출입이 거부돼 논란이 되었고, 2022년에는 버스를 탄 안내견에게 입마개를 하라고 소리친 버스 기사와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서로 실랑이를 벌인 사건도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아직 우리나라는 안내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자리 잡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안내견에 대해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다.

안내견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본격적인 안내견 양성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로, 견종 중 하나인 셰퍼드가 시각장애인을 안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1923년 독일 포츠담에 세계 최초로 안내견 훈련센터가 세워졌으며, 미국의 도로시 유스티스 여사를 통해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그녀는 미국의 시각장애인 프랭크 모리스에게 ‘버디’라는 안내견을 분양했으며, ‘버디’는 그렇게 미국 최초의 안내견으로 등록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안내견 파트너는 대구대의 임안수 교수로, 그는 1972년 말 미국 유학을 마치고서 셰퍼드 ‘사라’와 함께 귀국했다. 이후로도 외국기관으로부터의 안내견 분양이 몇 차례 있었으나, 안내견에 대한 사회 인식 부족과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보급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1993년 삼성에서 사회공헌 자금으로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만든 이래로 현재 대부분의 국내 안내견들이 이곳에서 훈련되며 분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