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솝우화로 시작해볼까?
어느 마을에 부자가 살았는데 죽으면서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줬어. 그런데 이 아들은 아주 게으름뱅이여서 유산을 모두 탕진하고 돈이 될 만한 것이라고는 고급 외투 한 벌만 남았어. 어느 해 겨울, 제비 한 마리가 날아든 걸 보고 게으름뱅이는 생각했어. “흠, 드디어 겨울이 다 갔군.” 그러고는 외투를 홀랑 팔아버렸는데 다음날부터 다시 추워지기 시작했어. 추위에 떨던 그는 길에서 얼어 죽은 제비를 발견하고는 탄식했지. ‘아이구 불쌍한 것. 너는 우리 둘을 동시에 파멸시켰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이 나와. “한 마리의 제비가 왔다고 해서 봄이 왔다고 할 수는 없다.” 어쩌다 한번 착한 행동을 했다고 해서 착한 사람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비유야.
‘나는 그런 게으름뱅이처럼 어리석은 짓은 안 해’라고들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우리도 비슷한 잘못을 자주 저질러. “내가 세차하면 꼭 비가 온다니까”라고 투덜대는 사람이 부지기수고, 부모님은 “○○○자습서로 공부하면 성적이 오른대”라며 대단한 공부 비법을 알아 온 듯 생색을 내고, 여러분은 시험 때마다 “답을 고치면 꼭 틀린다니까”라고 생각하지. 사실 성적이 오른 것은 ‘○○○자습서’ 덕분이 아니라 ‘공부를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고, ‘답을 고쳐서’ 틀렸다기보다는 ‘확실한 답을 몰랐기 때문’에 틀렸다고 봐야 맞는데 말이야. 또 세차하면 비가 온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말이 맞았다면 가뭄 현상은 없겠지?
이 예들은 모두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정밀하지 못해서 생긴 추론적 오류로 이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불러. 사전적으로는 “몇 가지 사례나 경험만을 가지고 그 전체 또는 전체의 속성을 섣불리 단정 짓거나 판단하는 데서 생기는 오류”라는 뜻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