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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싸우는가?》,

보다 덜 싸우는 세계를 위한 질문

인류는 전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다. 세계 곳곳의 크고 작은 전쟁과 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불행은 우리의 평안한 일상과 너무나 멀리 있어 추상적으로만 생각해왔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는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궁금한 지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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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인간은 왜 자꾸만 싸우는 것일까? 온갖 인종과 문화, 서로 다른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복작복작 살아가는 지구 위에서 싸움이 계속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거야. 하지만 그 갈등으로 인해 힘없는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아무런 이유도 모르는 채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어버리고, 부모를 잃어 굶주림에 허덕이는 전쟁고아들은 누가 책임지지? 아무도 그들을 온전히 돌봐줄 수는 없을 거야. 이미 파괴된 삶이, 죽은 부모님이, 사라진 다리가 되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세계는 왜 싸우는가?》의 작가 김영미는 세계 전역의 분쟁 지역을 몸으로 뛰며 영상에 담는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어. 건장한 남성의 몸으로도 위험한 일을 가녀린 여성으로서 해내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겠지. 그녀가 처음 동티모르로 떠난 것은 그곳의 꽃다운 여대생들이 내전에 무참하게 희생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서였어. 그 후로 10여 년 동안 꾸준히 전쟁의 비극을 영상에 담아왔던 그녀가 갑자기 세계가 왜 싸우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책을 썼어. 그 이유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너무나 세계의 정세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걸 우연한 계기로 경험했기 때문이야. 여러 국가에서 온 배낭여행객들이 모여드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렬하게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젊은이들의 토론에 유독 한국의 대학생들만 참여하지 않는 것을 보고서 말이야. 

오직 수능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만으로 십 대를 보내고, 대학에 들어가면 또 취업의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하느라 우리는 저 멀리 있는 작은 나라들이 겪고 있는 핍박과 고통까지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어. 하지만 그것이 정녕 '바빠서'라는 말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책머리에 작가가 고백하고 있듯, 안타까움으로 시작하게 된 이 책은 그녀가 자신의 아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래서인지 더욱 다정하고 세심해. 절체절명의 다급한 순간을 겪으면서 직접 바라본 전쟁의 현장과 그 이면에 도사린 어두운 색깔의 이유들이 생생하게 드러나지. 

세계가 싸우는 네 가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