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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유

유토피아는 인간이 꿈꾸는 이상적이고 완전한 사회를 말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토피아는 환상일 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없지만 있기를 바라는 셈이다. 우리는 왜 유토피아를 꿈꾸는 걸까? 유토피아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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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곳,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16세기의 정치가 토마스 모어가 그의 저서 <유토피아>에 처음 쓴 말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를 가리킵니다. 다른 말로는 ‘이상향’. 원래는 ‘없다’는 뜻의 그리스어 ‘ou’와 ‘장소’를 뜻하는 ‘topos’, 그리고 ‘나라’를 뜻하는 ‘ia’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며,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 곳’을 의미합니다. 

그야말로 환상(​fantasy​)인 거지요! 아마 인간이 생각하는 완전한 사회란 지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끊임없이 유토피아를 꿈꾸는 걸까요? 유토피아는 지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므로 결코 현실에선 도달할 수 없는데 말이죠. 

옛사람들이 그려낸 유토피아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면,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유토피아를 꿈꿔왔던 모양입니다. 중국의 고서인 <도화원기>에는 ‘무릉도원’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성경>은 태초에 ‘에덴동산’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올림푸스’라는 신들의 도시가 등장하고요. 또한 우리의 고유한 저승 개념에도 ‘천당’이나 ‘황천’과 같이 현실과 다른 이상적 세계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죠. 고전소설 <홍길동전>에는 ‘율도국’과 같은 이상사회의 모습이 그려지고요. 그러고 보면 오늘날 게임 등에서 이상적 세계를 구현하려는 것도 어찌 보면 유토피아에 대한 인류의 오래된 열망에서 비롯한 것일지 모르겠네요.

잠깐, 그렇다면 유토피아는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요? 실제로 어떤 이들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공통되게 꿈꿨던 곳인 만큼, 유토피아를 현실의 연장선에 있는 도달 가능한 범주의 것이라고 보곤 합니다. 지금보다 나은, 좀 더 이상적인 사회로 꾸준히 건설되어 왔다고 생각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는 절대왕정 시대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꿈과 같은 이상적 사회일지 모릅니다. 이집트의 파라오가 지배한 세상도, 그리스의 민주주의나 로마의 공화정 시대 또한 이전의 사람들에게는 이상향의 모습일 수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