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기' 토론을 위한 배경지식
물 부족, 얼마만큼 심각한가?
세계기상기구는 인류가 지금처럼 물을 소비할 경우 2050년에는 3명 중 2명이 물 부족 상태로 생활할 것이라 전망한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OECD는 한국이 2050년이면 회원국 가운데 물 부족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물 부족 문제,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보자.
01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어느 정도 될까?
흔히 지구를 푸른 별이라고 부른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 표면의 71%가 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물의 총량은 대략 136억㎦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상에 이렇게 물이 많은데 왜 물 부족 사태를 염려하는 걸까? 그 이유는 인간이 이 물을 다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다. 지구의 물 전체 총량 중에서 바닷물이 97.2%를 차지하는데, 바닷물은 염분이 많아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를 제외한 2.8%가 소금기 없는 담수(민물)인데, 또 이 대부분이(2.15%) 빙하와 만년설이라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범위에 있지 못하고, 여기에 사용하기 힘든 지하수, 대기 중의 물을 제외하면 남은 0.65% 중에서도 극히 일부인 0.0075%만이 인간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인 셈이다. 이처럼 수자원은 귀한데 인구는 증가하고 산업 활동에 따른 수질 오염 등으로 인류가 사용할 양질의 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02 세계의 물 부족, 얼마나 심각한가?
전 세계의 물 부족 사태는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만성적 가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몇 년째 물 부족에 시달려 휴경농지가 늘고 있는 등 타격이 극심해 결국 2015년 9월 이웃 네바다로부터 물을 사 오는 계약을 추진할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현재 28개국 3억 4,000만 명이 충분한 물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2025년에는 52개국 약 30억 명이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2015년 세계 인구는 약 72억명).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2003년 보고서에 따르면 500만 명 이상이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고, 비위생적인 물로 인한 사망자가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의 10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물 위기에 따른 갈등이 폭력과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물을 둘러싼 분쟁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중국이 티베트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히말라야의 수자원에 대한 지배권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고, 아프리카 일부지역에서는 우물 하나를 얻기 위한 살육전마저 벌어지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나아가 물 위기는 생태계를 악화시켜 후세대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03 한국, 물 부족 국가?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개울과 강도 많고, 수돗물 공급도 원활하고, 연평균 강수량이 세계평균 강수량의 1.6배에 달해 수자원이 풍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강수량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아서 1인당 강수량을 따지면 세계평균의 6분의 1 수준이며, 계절별 강수량 편차가 심해 홍수 때 바다로 그냥 흘러가는 물이 많아서 수자원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훨씬 열악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