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다양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그 물질이 어떤 성분이냐에 따라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다르다. 그러나 미세먼지 성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가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아주 미세한 입자’라는 데 있다. 미국은 1971년까지는 대기를 떠도는 입자 전체를 규제했으나, 1987년에 ‘대기오염물질의 입자 크기가 질병과 관계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PM10에 대한 대기환경기준을 설정했다. 그 후 1997년에 비로소 ‘입자가 작을수록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며 PM2.5에 대한 환경기준을 추가했다. 도대체 입자가 작다는 사실이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된다는 걸까?
‘작음’의 기준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이 크기가 중요한 까닭은, 이 크기가 체내에 들어온 이물질을 체외로 배출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분기점이 되기 때문이다. 공기역학적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이면 어쩌다가 기관[1]에 들어왔어도 기침이나 가래와 함께 체외로 배출된다. 문제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다. 그렇게 작은 물질은 섬모 사이를 통과해 기관을 지나 폐에 이르고, 폐에 도달한 뒤에는 폐포[2]에 부딪혀서 이를 망가뜨린다. 인체에는 구멍과 주름이 무수히 많다. 피부에는 털구멍과 땀샘이 있으며, 폐·장·혈관에는 산소와 영양분을 주고받는 구멍이 있다. 미세먼지는 이런 구멍이나 혈관을 막아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입자의 크기가 작아서 생기는 또 하나의 문제는 입자가 미세할수록 날카롭고 뾰족해진다는 것이다. 칼이나 송곳의 끝이 날카롭고 뾰족할수록 잘 들듯이, 입자가 미세할수록 인체를 손상시키기 쉬운 모양이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입자가 미세할수록 인체를 손상시키기 쉬운 모양이 되지만 상처 하나하나의 크기는 작게 난다는 사실이다. 즉, 여러 개의 작은 상처가 질병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 번 체내에 들어오면 빠져나가지 않고 쌓이는 미세먼지는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 유발 요인이다. 미세먼지는 작기 때문에 인체에 깊숙이 파고들고, 작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손상시키며, 작기 때문에 조금씩 상처를 입힌다. 미세먼지가 은밀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황사마스크가 동나고, 미세먼지 마스크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 진입한다. 이제 실외 공기가 나빠지면 우리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내오염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무관심하다. 세계보건기구가 2014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2년에 전 세계적으로 공기오염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사람 중 약 61퍼센트(430만 명)가 실내공기 오염 탓에 사망했다고 한다. 안전하게 느껴지는 실내가 오히려 더 문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24시간 중 59.5퍼센트를 집에서 보낸다.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은 겨우 5.2퍼센트에 불과하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19배 정도 많은 것이다! 우리가 실내공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