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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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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 울리히 벡의 경고

《위험사회》를 쓴 울리히 벡 교수는 2008년 한국에 왔을 당시 이렇게 말했다 ‘한국 사회는 특별히 위험한 사회’라고. 위험사회는 현대의 어떤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왜 한국을 특별히 위험한 사회라고 했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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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지진이 일본 동부해안을 휩쓸었어요. 규모 9.0의 지진은 너무 강력해 지구를 축에서 벗어나게 할 정도였다고 해요. 이 강력한 지진은 거대한 쓰나미를 동반했지요. 대지진과 거대 쓰나미를 TV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포를 경험했어요.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어요.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쳐, 원전을 파괴한 것입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원전 주위의 쥔 15만 명을 대피시켰고, 십여년 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민들은 여전히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사고로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뿜어져 나왔는데, 비단 일본의 재난에 그지치 않고, 전 세계의 재앙이 되고 말았지요.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과 인접해 있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방사능 물질이 얼마만큼 확산될지,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 수입 등 지금까지도 공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방사능 유출로 인한 위험은 과거에는 없었던 일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위험이지요. 물론 위험은 과거에도 분명히 있었지요. 하지만 주로 질병이나 재해, 기아, 전쟁 같은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과거에는 강을 통제할 공학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홍수 피해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병균을 제거할 수 있는 의학기술이 부족해 마마(천연두)가 두려워 벌벌 떨어야 했지요. . 

이처럼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불안과 위협을 느끼던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 합리적 지식을 발달시켰어요. 합리적 지식은 계산을 통해서 과학적 예측이 가능하도록 해서 인류를 재앙으로부터 보호해주었고, 끊임없이 과학 기술이 발전해 근대사회를 탄생시켰지요. 이제 근대사회는 인류를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만, 오히려 과학기술이 새로운 위험을 낳기도 합니다.

기술 발전이 부른 ‘위험사회’

과거에는 홍수가 두려웠지만, 적어도 다이옥신으로 인한 불안은 없었어요. 화산 폭발과 같은 재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발생하지만, 전자파에 대한 걱정은 편리한 사회를 살고 있는 현대인의 몫이 됐고요. 이처럼 근대화가 가져다준 위협은 전근대적인 위협과는 모습이 달라요. 옛날에 느꼈던 재앙에 대한 불안은 지식이 부족하고 기술이 덜 발달한 것에 뿌리를 두고 있었지만, 현재의 새로운 불안은 기술적 진보로 인해 생겨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