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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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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대상화 발언들, 이제 그만

여성 아이돌의 전신샷을 내세운 전자기기 광고를 기억하실 겁니다.
전자기기의 얇음을 굳이 몸매로 강조해야 했나 싶죠.
상대를 인격체가 아닌 성적 욕망을 충족하는 도구로 바라보거나 취급하는 것이 ‘성적 대상화’입니다.
상대의 외모, 신체적 특징을 성적 매력으로 연결짓는 것으로, ‘성 상품화’와도 긴밀하게 연관됩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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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대상화란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인격이나 감정없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걸 의미합니다. 여기서 대상화란 개인의 자율성, 의지, 감정, 경험, 주체성 등을 부정하고 사람을 소유할 수 있다고 여기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물건처럼 생각하고 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위치임을 보여주는 것이며, 대상화된 상대는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발헌할 능력이 결여된 단순하게 육체적인 면만 있다고 여겨집니다. 

성적 대상화는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합니다. 남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성들이 대상이 되는 경우보다는 적으며 그 양상도 다릅니다. 여성의 성적 대상화는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인간을 대상화하거나 객체화해서는 안 됩니다.

외모평가의 부당함

성적 대상화는 신체 부위별, 매체별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언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외모 평가 표현들도 성적 대상화가 될 수 있습니다. ‘야하다’ ‘섹시하다’ ‘청순하다’ 등 여성의 외모를 수식하는 형용사 중엔 성적 취향을 드러낸 표현이 많습니다. 또한 직장 내, 회식 자리에서 여성을 두고 ‘여자가 있어야 분위기가 화사해진다’ ‘술자리의 꽃’ 등의 멘트를 하는 것 역시 성적 대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칭찬은 물론 비하 표현도 성적 대상화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둘 다 타인의 외모를 특정 잣대로 평가하는 행위지요. 비하 표현은 더욱 노골적이고 인격 모독적입니다. ‘못생겼다’ ‘오크녀’ ‘돼지’ 등. 외모 품평이 부당한 이유는 인격, 능력 등 인간의 다른 가치보다 외모를 우선하며, 한 성별을 인격체가 아닌 ‘이성에게 평가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