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겨 마시는 우유는 젖소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어떻게 젖소에게서 지속적으로 우유를 얻을 수 있을까? 젖은 분명 소가 임신 중일 때만 나올 텐데 말이다. 얼마 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이 젖소의 질 속으로 팔을 집어넣어, 수컷 소의 정액이 담긴 주사를 놓아 임신 상태를 유지시켜 우유를 짜낸다고. 나는 그 얘길 듣고, 젖소 이외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식용 동물들이 생각나 마음이 무거웠다.
최근에 비건을 주제로 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생명유지에 필요한 정도 이상으로 동물성 식품을 소비하는 내가 과연 비건으로 생활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고기와 유제품, 달걀을 먹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비건으로 살기 무척 어려울 것 같았다. 당장 비건을 실천하기가 힘들다면 동물성 식품 섭취를 조금 줄이는 것만으로도 동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며칠 정도는 비건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5일 동안 비건으로 살아보기로 했다.
비건(vegan) : 계란 같은 동물 알이나 유제품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제품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 생활 속에서 동물성 제품의 사용마저 금지하는 습관을 비거니즘이라고 한다. 비건은 이러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동물성 식품을 소비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첫날, 걱정이 태산이었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 아는 것이 없다 보니 불안해져서 비거니즘을 다룬 여러 블로그에 들어가 이런저런 글을 읽기 바빴다.
그러던 중 위키피디아와 비슷한 비건 온라인 사전을 발견했다.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성분 중 무엇이 비건 성분이며, 어느 회사의 어떤 제품이 비건 음식인지 표기한 자료가 굉장히 많았다. 이 정도만 알아도 마트에서 비건 음식 재료를 알맞게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스마트폰 하나만 달랑 들고는 대형 마트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