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들기 직전 이런 말을 되뇌던 때가 있다. 침대에 누워 전자담배를 피우며 다가올 내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느낀다. 묘하게도 이런 불안감은 꼭 밤에 침대에 누우면 생겨난다. 갑자기 취업에 대한 걱정이 밀려온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취업 후기를 검색하고 온몸이 뻣뻣하게 굳는 감각을 느낀다. 내 인생은 글렀다는, 호러영화적 상상에 가까운 좌절이 들이닥친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발이 차가워진다. 잠은 오지 않고 결국 내 인생이 어디부터 잘못되었는가를 따지다가 밤을 보낸다. 동트는 걸 기어코 보고 난 뒤에는 ‘수면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더해진다. 종종 이런 날들이 찾아온다.
여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럴 수 있다. 일단 침대에 누워 전자담배를 피우는 찌질함부터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몸과 마음이 지쳐 눈물이 나왔던 날들, 스스로가 싫었던 순간들은 분명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정도의 차이, 내용의 다름은 있지만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고 있다.
대학에 들어와 한 해 한 해 보내면서 친구들과 취업에 대한 거대한 불안을 공유한다. 취업을 한 친구들도 밤낮없이 일하며 사람들에 치여 점점 마음이 깎여간다. 나의 형제도 부모도, 대학에서 만난 선배나 후배도,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만난 중고등학생도, 누구나 저마다의 고통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