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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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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마음대로 ‘안락사당하는’ 반려동물들

반려동물 안락사는 병세에 차도가 없는 상황에서 심한 고통을 겪는 반려동물을 편안히 보내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최후의 보루로써 여겨져야 할 안락사를, 그저 반려동물을 책임지기 싫어서 악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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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외양과 사랑스러운 행동으로 우리 삶에 온기를 선물하는 반려동물. 강아지와 고양이를 중심으로 햄스터, 거북이, 기니피그…. 종류도 다양한 그들은 각종 매체와 SNS 등에 자주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져 애묘인들의 입버릇이 되기도 하고, 몇몇 반려동물은 거대한 팬층을 확보한 SNS 스타가 되기도 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 늘어가며 반려동물 보유 가구 역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한국 전체 가구 중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8.1%. 조금 과장하자면 한국 가구의 3분의 1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 안락사, 한 가지 이별의 방식

반려동물은 단지 귀여움으로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끝인 소모품이 아니다. 반려동물은 마음을 온전히 담아 사랑하는 가족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데려올 때부터 그들이 나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그들의 생애를 머릿속에 그려보곤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서로의 이별도 생각하게 된다. ‘너무 일찍 가버리면 어쩌지, 늙어서 많이 아프면 어쩌지.’ 이런 저런 고민이 늘고, 반려동물을 가장 편안히 보낼 수 있는 방법에도 생각이 미치게 된다. 

가족이 불치의 병으로 고통 속에 놓여 있다면, 그리고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흐름에서 ‘안락사’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인간뿐 아니라 반려동물과 관련된 논의로까지 이어졌다. 나의 작은 강아지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숨도 잘 못 쉬는데, 강아지를 고통 속에 방치해도 되는 건지. 그래도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가족의 곁에서 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지. 안락사 선택은 언제나 결정을 내리기 버겁고, 죄책감을 동반한다.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아픔을 공연히 자신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그만큼 안락사는 쉽게 내뱉을 수 없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너무나 큰 상실감과 슬픔을 남기지만, 안락사가 반려동물의 고통을 덜어주고 그들을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임은 분명하다. 누군가는 반려동물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 목숨을 연명하게 하는 것이 옳지 못한 결정이라고도 말하고, 때로는 수의사들이 직접 안락사를 권하기도 한다. 안락사는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한 방식이다.

안락사 남용을 고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