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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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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동물,

동물의 삶을 인간이 모두 결정한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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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우리는 많은 동물을 만난다. 생김새도 하는 짓도 사람과 달라 신기하고 엉뚱하고 귀엽다. 봄철이 오면 책 속의 동물을 만나러 사람들이 동물원을 찾는다. 우리와 다른 생명을 만나는 일은 놀라운 상상력을 선물한다. 하지만 막상 가보면 동물들은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
야성의 대표주자 사자와 호랑이도 그저 어슬렁거릴 뿐이고 우리에 갇혀 있는 원숭이는 우울해보이고 새들은 높은 새장에 갇혀 있다. 
동물원의 동물은 행복할까? 무엇을 먹고 어디서 살고 누구랑 짝짓기를 할지 인간이 모두 다 결정해주는 이 삶이 동물들에게는 어떨까?
인간과 지구를 나누어 사는 많은 생명들에 대한 공감과 연민, 존중의 마음을 배우는 시간!

01 동물원, 그 서글픈 탄생

동물원의 목적은 여러 가지다. 동물을 사육하면서 연구를 진행해 과학을 발전시키고,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도시 환경에서 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고, 최근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동물원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락을 주는 장소다.   
동물원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BC 4세기경 고대 그리스에 동물원과 유사한 것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중세까지 왕후와 귀족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동물원이 있었다. 1752년 오스트리아 빈의 쇤브룬 동물원이 현대와 같은 최초의 동물원이었다. 프랑스혁명 이후 1828년 런던 동물원이 열리면서 지금과 같은 동물원이 유럽 각지에 퍼져나갔다. 

한편 현대의 동물원은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넘어 교육 효과를 강조한다. 동물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게 하고, 동물과 사람이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또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고 개체수를 늘리는 등 동물보호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그래서 동물 생태를 연구하는 학술단체, 연구소 등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야생동물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동물보호 단체들과 연계해 동물보호에 앞장서기도 한다. 실제로 국제동물보호 단체 등은 각지의 동물원과 연계해 멸종 위기의 동물을 구한 사례가 꽤 많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동물원은 야생에 살던 동물을 포획해 우리에 가둔 채 전시하는 장소이다. 날아다닐 공간이 전혀 없는 우리 속에 갇힌 새, 낡은 우리 안의 원숭이, 콘크리트 안에 갇힌 곰….  

스웨덴의 문호 악셀 문테는 동물원이 탄생한 지 두 세기가 지난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야만적이고 잔인한 짐승은 창살 뒤에 있지 않다. 창살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