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이 세상이 막 시작됐을 적, 해와 달은 구름 저편에 숨어 있어 밤낮 구분도 없었대. 몸집이 큰 거인 마고할미도 오래도록 잠을 자고 있었지.
얼마나 지났을까, 마고할미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자 그 팔이 하늘에 닿아 하늘이 밀려났고, 그 충격으로 금이 갔어. 금이 간 틈새로 해와 달이 고개를 내밀었고 그 덕에 세상 사람들은 빛을 보게 되어 몹시 기뻐했어.
그런데 마고할미가 오줌을 누자 땅 위에서 순식간에 홍수가 일어났어. 사람들이 둑을쌓아도 물은 쉴새없이 밀려왔지. 미안한 마고할미가 둑을 쌓아주자 그제야 둑 너머로 흘러간 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었어. 또 마고할미가 손가락으로 땅을 긁자 물길이 생기고 강이 되었지. 이 밖에도 마고할미는 산도 만들고 바위도 나르는가 하면, 성을 쌓아주기도 했어.
마고할미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 옷도 못 입고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가 입은 옷을 벗어주곤 했단다. 결국 옷이 없어지자 마고할미는 커다란 바위 밑에 숨어 지냈대. 평안 지방에는 마고할미가 지냈다는 바위가 있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