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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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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터너의 <비 증기 그리고 속도>,

쾌속 질주하는 기차와 고요한 자연의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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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어. 수증기가 지닌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증기기관’이 사회 전반에 폭넓게 쓰이기 시작한 거야. 사람이 손으로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자 산업의 효율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어. 교통 분야에서도 증기기관을 이용한 기차가 발명돼 사람들이 먼 거리를 더 빠르게 갈 수 있게 되었지.

1838년, 영국 런던의 템즈 강을 가로지르는 메이든헤드 철교에도 증기기관차 선로가 개통됐어. 화가 윌리엄 터너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이 기차를 탔지. 날씨가 험악했지만 덜컹거리는 기차 소리 때문에 객실 안에서는 비 오는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어. 하지만 창문을 열자 우르릉, 하는 소리가 사방을 메웠지. 독특한 경험에 빠진 화가는 기차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10분 동안 비를 맞았고, 이때의 감상을 그림으로 남겼어.  (<비 증기 그리고 속도>)

자연을 뒤로 하고 내달리는 증기기관차

그림을 처음 보면 온통 뿌예서 뭐가 뭔지 분간하기 쉽지 않아. 우수수 쏟아지는 비와 기관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 그리고 강물에서 피어오르는 안개가 뒤섞여 화면을 불투명하게 만들기 때문이지. 축축한 느낌의 흰 빛깔과 푸른기 도는 회색, 거무죽죽한 노란색이 혼합되어 으슬으슬한 날씨를 탁월하게 표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