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타카>는 생명공학이 발달해서 맞춤형 인간 생산이 가능한 미래사회야. 심장질환을 비롯한 유전적 질병은 물론이고, 폭력성, 근시유전자, 탈모 유전자 등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유전자를 제거한 배아를 인공수정을 통해서 출산해. 이 ‘가타카 사회’에서는 우성 유전자를 갖춘 사람을 우대하고, 인공수정이 아닌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부적격자는 차별을 받아. 주인공 빈센트 프리만은 자연 임신으로 태어났는데, 출생 직후 혈액 분석 결과를 보니 그야말로 암담한 상황이야. ‘심장 질환 99%, 서른한 살에 사망.’ 빈센트 프리만의 꿈은 우주비행사지만, 유전자 계급사회인 가타카 사회에서 그에게 허락되는 일은 단순 노무직뿐이야.
영화 <맨 오브 스틸>는 한층 더 발전(?)한 세상을 보여줘. 슈퍼맨이 태어난 크립톤 행성에서는, 시민이 죽으면 죽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진 남녀를 선택해서 두 사람의 세포를 실험실에서 결합해서 만든 아기를 인공 자궁을 통해 탄생시켜. 죽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니까 당연히 아기 장래 직업은 정해지게 되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의 아이들도 장래 할 일이 정해진 채로 태어나. 철강공이 될 태아는 열기에 익숙하도록 ‘만들어져’. 지도층은 뛰어난 두뇌를 갖지만, 하층민은 나쁜 두뇌를 가지게 해서 허드렛일을 하더라도 행복을 느끼도록 ‘만들어내’.
태어나면서부터 자기의 역할이 정해져 있는 이러한 사회는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겠지. 머리 나쁜 아이가 공부하느라 헛돈을 쓰지 않아도 되고, 허약 체질은 운동선수가 될 꿈을 아예 꾸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