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중에서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걸 꼽으라면 단연 통신·방송 위성이다. 이 통신·방송 위성은 지구 적도로부터 3만 5786㎞ 떨어진 ‘정지궤도’에 위치한다. 정지궤도란 인공위성이 지구 주변을 회전하는 속도가 지구의 자전속도와 똑같은 궤도를 말한다. 그래서 지상에 있는 사람에게는 이 궤도에 있는 위성이 고정된 것처럼 보여 정지궤도라고 한다. 정지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은 24시간 지구의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어서 기상 관측에 적합하다. 한시도 끊어지지 않고 늘 지구와 교신할 수 있어야 하는 통신위성도 마찬가지.
하지만 정지궤도는 주차장처럼 유한하다. 저궤도의 경우에는 운용 고도의 폭이 300㎞에서 2000㎞까지 넓어서 위성이 아무리 많아도 높이만 조금씩 달리하면 운용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지궤도는 다르다. 지구에서 봤을 때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구 자전속도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고도는 정지궤도 하나밖에 없는데, 이렇게 공간이 유한하니 어느 인공위성이 궤도에 오르면 그만큼 남은 빈자리는 줄어든다.
정지궤도는 이처럼 활용도는 높고 자원이 유한해서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우주조약에 따라 우주공간은 선착순으로 배정된다. 국제기구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이 역할을 담당하는데, 자리 선점을 위해서는 발사 7년 전에 자리를 미리 ‘맡아야’ 한다. 한편 궤도뿐만 아니라 주파수도 중요하다. 주변국이 올린 정지궤도 위성과 우리 위성 사이에 주파수 간섭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정하는 작업이 발사 수년 전부터 진행된다.
위성을 정지궤도에 최대한 많이 배치한다면 0.1도당 2기씩 약 7200기의 정지궤도 위성을 띄울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주파수 조합을 고려하면 그 수가 준다. 전문가들은 약 350개를 한계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