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화풍
1902년, 파리에 젊은 이탈리아 청년 화가가 등장한다. 1884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그의 등장에 파리 미술계는 술렁였다. 아름답고 귀족적인 풍모, 쉽게 짐작할 길 없는 신비로운 분위기. 사람들은 그를 흥미로워했고, 그에게 호감을 품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다. 모딜리아니는 술집들을 전전하며 ‘이상한’ 초상화를 그려 생계를 유지했고, 늘 알코올에 빠져 지냈으며, 평생 가난 속에 살았던 최후의 보헤미안[1]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항상 열정적인 불꽃이 일었고 그는 예술적 성취 이외에는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젊은 화가의 운명이 언제고 빛나리라 믿었다.
모딜리아니는 본래 조각가를 꿈꿨다. 그 시대의 위대한 조각가 브랑쿠시의 영향을 받았고, 그의 충고에 따라 아프리카의 원시미술을 연구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에 쫓긴 모딜리아니는 조각의 꿈을 접고 회화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의 조각에 대한 경험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화풍을 구축한다.‘비대칭 구도와 길쭉하게 잡아 늘린 목과 코, 단순하면서도 대담한 윤곽선’이 독창성은 당대는 물론 시대를 초월해 여러 유파의 숱한 미술가들 속에서 그를 선명하게 구별 짓게 해주었으며, ‘20세기 미술’에서 중요한 지위를 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