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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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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해설

《당신이 옳다》,

우리도 건강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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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사치스러운 것?

나는 체질 자체가 건강한 편도 아니고, 별로 건강한 삶을 살고 있지도 않다.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다고 느껴본 적이 거의 없다. 불안과 우울이 그림자처럼 뒤따르는 삶은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느껴져서, 건강해지길 무기력하게 체념하곤 했다. 그런 내게 ‘건강’은 너무나 이질적인 단어다. 태생적으로 육체와 마음이 튼튼하고, 삶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쟁취할 수 있는 사치스러운 것. 

그럼에도 마음속 한구석에선 꼭 건강해지고 싶었기에, 건강하지 못함에 열등감이 생겼다.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 건강은 내게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우습게도, 요즘 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최대의 관심사는 바로 건강이다. 나의 갖은 상념들은 건강에 대한 고찰로 마무리되곤 한다. 처음으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마음에 되새겼다. 열패감에 건강에 대한 생각을 피하기만 했던 나로서는 꽤나 큰 변화다. 

결심을 되새긴 후에도 나는 여전히 병약하고, 생활 습관은 엉망이다. 밥도 잘 챙겨 먹지 않고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운동 같은 건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때때로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며 자기비난에 빠지고, 침울한 기분으로 가라앉는다. 그럼에도 “건강하자”는 한 문장 덕분에 내 마음은 조금이나마 단단해졌다. 나는 왜 건강에 대해 생각하게 됐을까?

건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 중인 나는 이번 학기에 ‘건강심리’라는 수업을 듣는다. 건강심리라니, 여느 뻔한 자기계발서에서 나오는 그럴듯한 사탕발림 치유법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건강심리학은 그렇게 감상적인 학문이 아니다. 사람들이 건강하지 않은 이유와 심리적 기제에 대해 연구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개인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어떤 대처 방식을 취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방법을 여럿 제시한다.